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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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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 방식의 경계 오타쿠 문화와 패션 문화는 다르다. 물론 인간은 꽤나 비논리적 동물이라 한 사람 안에 둘이 겹쳐있는 경우는 있지만 아무튼 둘은 접근 방식도, 향유 방식도, 구성 방식도 다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할 이유는 없다. 양쪽의 문화가 그 어느 때 보다 영향을 주고받는, 정확히 말하면 패션 문화가 영향을 받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마니아 문화에 익숙한 세대가 패션을 만들고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마니아의 구매력을 탐내는 패션 회사들이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뭔가 얻어낼 걸 생각해 보자면 그래도 이 둘은 가능한 구분해 보는 게 좋다. 명확한 경계를 나누고 뭐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어디에 영향을 미치는 지 생각해 보..
아웃도어 리뷰 룩 평범한 사람들(물론 인터넷 리뷰 속에는 준프로, 프로도 많이 있지만)이 아웃도어, 워크웨어 옷 리뷰하면서 찍은 사진들 보는 걸 좋아한다. 편안하고 실용적이고 옷보다 삶이 즐거운 룩. 그렇게 입고 다니는 게 목표.
그냥 계속 구입하는 것들 - 발을 씻자 세상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럭저럭 살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사실 옷도 그렇다. 폼나고 멋진 옷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은 없다. 어떻게 사느냐, 어떤 재미가 있느냐 등등이 다를 뿐이다. 가끔 그냥 원래대로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 게 과거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자동차 창문을 빙빙 돌려 열고 닫는 롤러가 이렇게 완전히 사라질 정도로 불편한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있으면 어때. 폼 안 난다고 놀리든 말든 그냥 빙빙 돌리면서 살면되지. 하지만 이 물체는 스티어링 휠이 파워 스티어링 휠이 나와 원래 생긴 모습 그대로 편리함을 도모하게 된 것과 다르게, 슬쩍 돌리면 창문이 휙휙 열리는 파워 롤러 같은 건 생기지 않았고 그냥 사라지고 버튼으로 대체되었다. 뒤로 돌아가는 일은 아마도 없다. 그런가 하면 ..
Clown Core, 틱톡 패션 SNS에서는 일단은 과한 게 눈에 띄이기 쉽기 마련이다. 호불호는 그 다음 문제다.
반복은 소모의 기반이 된다 일상은 매일 비슷하게 반복된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다. 상황 유지를 기반으로 한 의복의 루틴 운영은 겨울이 지나고 환절기에 접어들며 선제적 대처로 바뀐 지 오래다. 하지만 한국의 환절기는 하루에 두 계절을 왕복하고 기존의 옷은 완벽하게 대처하지 못한다. 실패는 거듭되고 성공은 쉽게 잊혀진다. 반복하고 소모시키려는 옷의 운영은 입을 게 없다는 고민보다는 입어야 할 게 너무 많다는 고민을 만들어 낸다. 루틴 기반의 착장은 사람 많은 동네의 조악한 조기 축구팀을 꾸리는 것과 비슷하다. 굉장한 선수는 없지만 플레이어는 넘쳐나고 스쿼드는 꽉꽉 차있다. 옷장을 뒤적거리다 보면 얘 순번은 언제 돌아올까 고민하기 일쑤다. 어서 빨리 수명을 다 하고 버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상은 여전히 반복된다. 서..
세상엔 희한한 것들이 늘어간다 다이슨의 음악 듣기 + 말하자면 창문 없는 공기 청정기. 헤드폰에는 노이즈 캔슬링이 붙어 있고 헤드폰 양쪽에 달린 팬(fan) 모터가 주변 공기를 빨아들인 뒤 이중 필터로 정화하고, 코와 입에 다시 분사하도록 되어 있다. 세상에 개의치 않고 나는 조용함과 양질이 공기를 만끽한다는 콘셉트 자체는 이해가 가지만 저렇게 만들거면 그냥 헬멧형이 낫지 않았을까. 다프트펑크의 의상은 인류의 미래였을까. 하지만 걷기, 자전거 타기 등등 이동을 할 때 이어폰 비추함. 위험하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의 유용한 기능 얼마 전부터 다리가 유난히 저리다고 느끼는 날이 많아졌다. 그런 통증을 해결하려는 방편으로 여러 가지를 찾아보다가, 의료용 압박스타킹이 눈에 띄었다. ‘부위별 압박으로 종아리를 편안하게’, ‘날씬한 종아리를 원한다면?’이라는 식의 SNS 광고 문구를 보고 나는 혹할 수밖에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종아리가 시원해진다니······. 스트레칭이 귀찮고 힘들던 내게 이보다 좋은 게 어디에 있을까. 그러다가 상품 상세페이지에 적혀있는 설명글을 쭉 읽었다. 압박스타킹이 왜 좋은지,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일반 압박스타킹과 무엇이 다른지······. 거기에 적혀있는 내용은 그랬다. 의문이 들었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파는 게 아닌데, 의료용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없으니, ..
스쿠터 + 방한 이런 세상이 또 있군. 약간 위험할 거 같음.
구찌 가든, archetypes, 절대적 원형 DDP에서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 절대적 원형 전시가 열리고 있다. 3월 4일 부터 3월 27일였는데 4월 10일까지로 연장되었다. 무료. 무수하게 들어차 있는 뻐꾸기 시계, 나비, 밀납 인형을 보고 있자니 DDP에 어둠이 찾아오고 나면 다들 깨어나 어정어정 서성거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다만 얼룩소는 혼자 이상하게 크다.
Pf Flyers 이즈 백 패션 뉴스를 보다 보면 몇 년에 한 번 씩 찾아오는 소식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 "PF Flyers가 돌아온다". 몇 년 잠잠하더니 올해 또 뉴스에 등장했다. PF Flyers는 1937년에 런칭한 오랜 아메리칸 헤리티지, 캔버스 스니커즈의 조상 격인 위치, 메이드 인 USA, 브랜드 보유 회사 뉴 발란스의 선방 등등 여러 호재를 뚫고 악재를 이뤄냈다. 이번에는 뉴발란스 체어맨이자 대주주 짐 데이비스(링크)의 딸 카시아 데이비스가 브랜드를 이끌게 되었다. 과연 이번에는 난립하는 운동화 신 위에 자기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까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