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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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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의 흉칙함 내가 보기에 뮬 형태의 스니커는 흉측하다. 뮬 스니커는 마치 내가 만든 음식처럼 이상하고, 뒤엉켜있고, 어정쩡하다. 뮬 스니커는 보통 쉽게 신고 편하게 벗도록 제작 됐다고 설명된다. 쉽고 편하게 ······ 정말 그럴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뮬 스니커에는 운동화에 있는 뒤축이 없다. 원래는 뒤꿈치를 지지해주던 뒤축이 없으므로 우리는 발등과 종아리 앞 근육을 써서 신발이 벗겨지지 않게 노력한다. 그렇게 하면 까진 발등과 두툼한 종아리 뒷근육을 얻을 수 있다. 우스갯소리 같겠지만 정말 그렇다. 나는 아픈 게 싫고 두툼한 종아리 뒷근육을 얻는 게 싫다. 그러니 뮬 스니커가 내게 흉측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보는 순간 알아차렸다. 뮬 스니커가 불러올 작은 불행을 말이다. 사진은 발렌시아가의 트랙 뮬.
사카이X나이키 베이퍼와플 드로우에 당첨됐다. 얼마 전, 사카이X나이키 베이퍼와플 드로우에 당첨됐다. 디자인은 기존 사카이 라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전과 다른 건 올화이트와 올블랙의 두 가지 컬러웨이로 마감됐고, 메시가 아닌 나일론, 스웨이드, 가죽 소재로 어퍼가 완성된 정도? 앞에 서술처럼 이번 사카이는 전과 다른 점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사카이니까. 사카이는 예쁠 테니까. 이런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믿음으로, 나는 날짜에 맞춰 나이키 공홈에 접속했다. 그리고 몇 번의 홈페이지 서버 다운과 대기 시간을 극복하고 올화이트, 올블랙에 하나씩 무사히 응모했다. 평일 오전, 업무 중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10분을 소요한 응모 과정은 좀 짜증 났지만 결과는 올 블랙 당첨. 후에 실물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당첨됐으니까 됐다.
마놀로 블라닉과 발렌시아가 발렌시아가 + 크록스의 풀 사이드, 마놀로 블라닉 + 버켄스탁. 과도기가 지나고 총체적 지향점이 분명치 않은 이 혼돈의 패션 시대의 높은 파도를 마음껏 즐기고 있는 두 브랜드 크록스와 버켄스탁. 물론 극적이고 키치하고 웃기는 측면에서 크록스를 따라가기는 어렵겠지만.
칸예 웨스트의 아디다스 이지 슬라이드 이지 슬라이드의 첫인상은 “뭐지? 이 욕실 슬리퍼 같은 건…” 정도? 당시 인상을 더 자세히 회상해보면 소재가 부드러운 에바폼을 사용한 탓인지 디자인은 각없이 뭉툭했고, 애써 포인트를 주기 위해 아웃솔에 톱니바퀴 모양으로 만들긴 했지만 무언가 애매했다. 컬러도 마찬가지다. 이도 저도 아닌 흐릿한, 그런 어중간한 컬러는 메마른 사막이 떠오르긴 했지만 내 취향은 아녔다. 그런데, 발매된 지 거의 2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장바구니에 이지 슬라이드를 넣는 나를 발견했다. 가끔은 내 취향을 나도 알 수 없다. 올해는 여름이 오기 전에 이지 슬라이드와 흰 양말을 사기로 했다. 사진 속 이지 슬라이드 컬러는 ‘레진’, ‘본’, ‘어스 브라운’, 그리고 ‘데저트 샌드’다.
구두와 축구화, 그 사이 어딘가에서 구두인가. 축구인가. 패션쇼를 볼 때마다 그 화려함에 놀란다. 그리고 한편으로 저런 착장은 평소에 누가 입을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한다. 화려한 런웨이를 지나고 나면 홈페이지 룩북에 기록되는 옷의 쓸모들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패션쇼에 등장하는 옷들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쇼와 룩북에 소비되면 그 옷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 옷들의 의미는 패션 브랜딩에만 한정되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그 순간을 위해 제작된 그 패션들이 조금 허무하고 쓸쓸하게 보이기도 하니까. 이것 또한 패알못의 그냥 푸념이지만 나는 문득문득 궁금하다. 꼼데가르송 FW21 패션쇼 현장에서 나이키 협업 모델로 추정되는 아이템이 등장했다. 신발은 꼼데가르송이 추구해왔던 아방가르드함(?)이 가득 담았는지 약간 이도 저도 아닌 ..
만두맛 이지 'adidas Yeezy 450'는 의외로 괜찮다. 만두맛 이지 'adidas Yeezy 450'는 의외로 '신으면' 괜찮다. 그래도 내 돈 주고는 못 사지.
아디다스 슈퍼스타의 기이함 - adidas Superstar x Tommy Cash 에스토니아 출신의 래퍼 토미 캐쉬(Tommy Cash)와 아디다스가 길쭉한 스니커즈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스니커가 어디까지 실험적일 수 있는지에 관한 결과일까. 아니면 그냥 아디다스의 밈스런 마케팅일까.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으나, 해당 콜라보레이션에 주축인 토미 캐쉬는 “내가 처음 아디다스에 세상에서 가장 긴 신발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을 때는 다들 WTF이라는 반응이었지.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어떻게 됐는지 봐”라는 코멘트를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이제 드로우 100%를 달성하고 싶지 오늘도 드로우를 실패했다. 실패한 스니커는 ‘Nike Dunk Low 'College Navy' | DD1768-400’. 조던, 베이퍼 맥스, 사카이, 스투시, 유니온,…어느 순간 난 나이키에서 출시된 유명 시리즈를 야금야금 모았다. 그 덕에 내 휴대폰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드로우 알람이 울렸고, 하루에 수십번씩 'KREAM'과 'ssoldot'을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 됐다. 흡사 드로우 중독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다. 어느 순간 나이키의 ‘어서 오세요. 호갱님~’ 리스트에 들어가버린 느낌이랄까. 사고 사고 또 사고. 넣고 넣고 또 넣고. 그런데, 난 도대체 몇 번이나 도전했을까. 나이키닷컴 알림톡을 살펴봤다. 3승 45패(대충…?) 그래도 타율이 좋은 편이었다. 유니온을 시작으로 조던하이 퍼플, 사카이..
2020 12월 가장 기대되는 스니커 4 올해도 스니커 신에는 수많은 스니커가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디올, 스투시, 트레비스 스캇, 사카이 등과 함께 했던 콜라보는 발매 전부터 스니커 매니아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내 것은 없는 드로우 경쟁에서 대부분 스니커 매니아들은 이들을 마음속에 묻고 떠나보냈거나 거금의 웃돈을 주고 리셀 시장에 덤볐으리라. 나이키에 내정자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나만 안되는 드로우의 세계. 몇몇 스니커 매니아는 몇백 번의 응모에도 한 켤레도 내놓지 않는 나이키를 원망하기도 한다.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12월 발매 예정인 스니커 중에서 관심 가질만한 5개를 모았다. 1. NIKE AIR JORDAN1 ZOOM ‘SUMMIT SAIL’ 외피에 블랙과 서밋 세일 컬러의 조합으로 깔끔하면서도 절제된 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