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에 뮬 형태의 스니커는 흉측하다. 뮬 스니커는 마치 내가 만든 음식처럼 이상하고, 뒤엉켜있고, 어정쩡하다. 뮬 스니커는 보통 쉽게 신고 편하게 벗도록 제작 됐다고 설명된다. 쉽고 편하게 ······ 정말 그럴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뮬 스니커에는 운동화에 있는 뒤축이 없다. 원래는 뒤꿈치를 지지해주던 뒤축이 없으므로 우리는 발등과 종아리 앞 근육을 써서 신발이 벗겨지지 않게 노력한다. 그렇게 하면 까진 발등과 두툼한 종아리 뒷근육을 얻을 수 있다. 우스갯소리 같겠지만 정말 그렇다. 나는 아픈 게 싫고 두툼한 종아리 뒷근육을 얻는 게 싫다. 그러니 뮬 스니커가 내게 흉측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보는 순간 알아차렸다. 뮬 스니커가 불러올 작은 불행을 말이다.
사진은 발렌시아가의 트랙 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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