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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구두와 축구화, 그 사이 어딘가에서

구두인가. 축구인가.

 

패션쇼를 볼 때마다 그 화려함에 놀란다. 그리고 한편으로 저런 착장은 평소에 누가 입을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한다. 화려한 런웨이를 지나고 나면 홈페이지 룩북에 기록되는 옷의 쓸모들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패션쇼에 등장하는 옷들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쇼와 룩북에 소비되면 그 옷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 옷들의 의미는 패션 브랜딩에만 한정되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그 순간을 위해 제작된 그 패션들이 조금 허무하고 쓸쓸하게 보이기도 하니까. 이것 또한 패알못의 그냥 푸념이지만 나는 문득문득 궁금하다.

 

꼼데가르송 FW21 패션쇼 현장에서 나이키 협업 모델로 추정되는 아이템이 등장했다. 신발은 꼼데가르송이 추구해왔던 아방가르드함(?)이 가득 담았는지 약간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를 띈다. 신발의 옆모습은 나이키의 축구화인 티엠포 프리미어를 연상시키고, 밑창 앞쪽은 스파이크 형태의 돌기를, 뒤쪽은 여성 구두의 힐을 더했다. 이것은 구두일까. 축구일까. '아, 패션쇼에 등장할 법한 모양이네...' 이 신발의 출시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쇼를 위해 제작된 신발임은 분명하다. 이도 저도 아닌 신발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패션쇼와 룩북에 한구석에만 남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