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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 방식의 경계 오타쿠 문화와 패션 문화는 다르다. 물론 인간은 꽤나 비논리적 동물이라 한 사람 안에 둘이 겹쳐있는 경우는 있지만 아무튼 둘은 접근 방식도, 향유 방식도, 구성 방식도 다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할 이유는 없다. 양쪽의 문화가 그 어느 때 보다 영향을 주고받는, 정확히 말하면 패션 문화가 영향을 받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마니아 문화에 익숙한 세대가 패션을 만들고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마니아의 구매력을 탐내는 패션 회사들이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뭔가 얻어낼 걸 생각해 보자면 그래도 이 둘은 가능한 구분해 보는 게 좋다. 명확한 경계를 나누고 뭐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어디에 영향을 미치는 지 생각해 보..
동어 반복 동어 반복은 잉여다. 과장된 놀이이고, 덜어내지 못한 군더더기들이다. ​ ‘A는 B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데, 굳이 A를 설명하기 위해 A1과 A2를 거쳐 A3와 A4를 나열한 뒤 A5와 A6 그리고 A7의 이미지들을 이야기한다. 대상을 잃어버린, 혹은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들의 이상한 말장난. ​ 그러나 나는 이 동어 반복을 좋아한다. 그 반복되는 언어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리듬을 좋아한다. 동어 반복은 노랫말의 가능성을 품고 있으며, 언어가 반복적으로 계속 뻗어가면서 이미지를 풍성하게 만든다. 때로는 문장을 길게 만들어 분량을 채워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심미적이면서도, 기능적이다. ​ 짧고 간결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길을 두고서, 굳이 A가 B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장황하고 수다스럽게 말하기. 거기에..
아웃도어 리뷰 룩 평범한 사람들(물론 인터넷 리뷰 속에는 준프로, 프로도 많이 있지만)이 아웃도어, 워크웨어 옷 리뷰하면서 찍은 사진들 보는 걸 좋아한다. 편안하고 실용적이고 옷보다 삶이 즐거운 룩. 그렇게 입고 다니는 게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