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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아무말

의료용 압박스타킹의 유용한 기능

얼마 전부터 다리가 유난히 저리다고 느끼는 날이 많아졌다. 그런 통증을 해결하려는 방편으로 여러 가지를 찾아보다가, 의료용 압박스타킹이 눈에 띄었다. ‘부위별 압박으로 종아리를 편안하게’, ‘날씬한 종아리를 원한다면?’이라는 식의 SNS 광고 문구를 보고 나는 혹할 수밖에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종아리가 시원해진다니······. 스트레칭이 귀찮고 힘들던 내게 이보다 좋은 게 어디에 있을까. 

 

그러다가 상품 상세페이지에 적혀있는 설명글을 쭉 읽었다. 압박스타킹이 왜 좋은지,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일반 압박스타킹과 무엇이 다른지······. 거기에 적혀있는 내용은 그랬다. 의문이 들었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파는 게 아닌데, 의료용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없으니, 의료용이라는 말을 쓰겠지’라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나는 ‘그래, 종아리가 저리기도 하고, 좀 얇아지면 좋을 테니까’하고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샀을 듯하다. 이렇게 충동적으로 구매할 것이었는데, 나는 왜 상세페이지를 그렇게 열심히 읽었을까. 

 

내 충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마음으로 의료 기사를 찾았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유용해 보였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일반 스타킹과 달리 점진적 감압 방식의 특징이 있다. 단순히 다리에 강한 압력만을 가하는 것이 아닌 발목, 종아리, 허벅지 등 부위에 따라서 압력을 다르게 조절한다. 그 압력 차로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절해준다. 심장에서 가장 거리가 먼 발목을 100%로 하여 무릎 아래는 70%, 허벅지 위쪽은 40%로 하여 점차 약하게 조절하여 역류를 방지하기도 한다.”

 

의료 기사에 따르면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완전하다. 착용하고 있는 것만으로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역류를 방지해주기도 한다. 같이 부종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는 이만큼 유혹적인 문구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진짜일까. 글쎄, 그래도 의사가 말한 거니까 사실에 가까울 테다. 그런데도 광고 문구에 쉽게 반응하는 나의 무의식은, 사실을 나의 의식이 분명하고 명확하게, 공식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에 슬퍼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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