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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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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리의 마더 네이쳐 리카르도 티시가 꾸려가는 버버리의 대자연 속 인간의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핀트가 약간 다르긴 하지만 딱히 크게 고민할 만한 문제는 아니다. 우산 가방을 맨 두 명이 공통적으로 치마를 입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생각난 김에 1900년대 초 사진을 뒤적거리다가 1903년 임페리얼 호텔에서 찍힌 어떤 패밀리의 모습. 그건 그렇고 환절기 수면시 털모자나 넥워머를 사용하면 감기 예방 등 건강 관리에 좋다. 송은이의 입막음 테이프 정도 효과는 없겠지만 대신 약간은 편하게 수면 시간 동안 목 내부의 수분을 보존할 수 있다.
생 로랑의 2021 SS An invitation for escapism이라고 이 패션쇼의 부제에 붙어 있는 말처럼 다들 넓고 빈 곳을 찾고 있는 거 같다. 어떤 종류의 패션이 도심 한 가운데로 비집고 들어오려는 데 비해 또한 어떤 종류의 패션은 명백히 공허해지고 있다. 커다란 위기 속에서 디자이너들의 대처 성향을 읽게 된다. 현실 도피를 해봤자 더위와, 모래가 여기저기 밀려 들 뿐이라는 게 화면으로 느껴지는 것 같지만...
자크뮈스의 2021년 여름 근래에 보기 드물게 평화롭고 한가롭다.
슈프림 vs 스톤 아일랜드 얼마 전 VF Corp.는 슈프림을 21억 달러에 인수했다. 그리고 또 며칠 전 몽클레르는 스톤 아일랜드를 14억 달러에 인수했다. 둘 다 모회사가 그렇게 좌지우지 하는 타입은 아니고 몽클레르의 CEO가 말했듯 지금 가는 길의 미세 조정 정도를 하며 나아갈 거 같다. 이렇게 해서 미국-미국과 이태리-이태리의 하이 패션을 견지하는 대형 패션 기업을 뒤에 둔 스트리트 패션 라인이 구성되었다. 그 사이 프랑스에는 바람막이 같은 걸 내놓거나 2054년의 패션을 예측하고 있는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이 있기는 하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 지금의 흐름 속에서 북유럽의 수많은 감성 고기능 고가 아웃도어 브랜드들 중에 움직이는 곳이 있을까 하는 점. 아크테릭스를 부러워만 할 것인가 아니면 자기와는 가는 길이 전혀 다르..
알로하 포터 로코 2007년에 출시되었던 알로하 포터 로코 시리즈. 15cm X 20cm 규격의 평범한 사코슈. 자세히 보면 하와이안 분위기가 넘실대는 귀여움... 살짝 무섭기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히비스커스 패턴의 코튼 새틴에 더블 블랙이라는 염색을 했다고 함. 같은 시리즈의 숄더백.
1017 ALYX 9SM Moncler 지니어스 멋지다 안 멋지다 이런 걸 떠나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머리는 뭐로 세워놓은 걸까. 근데 매튜 윌리엄스 마른 스탠스를 지나치게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
이제 패션도 로켓타고 샛별배송? 한때 쿠팡의 '로켓배송'이 배송계에서 센세이션 했던 시기가 있었다. 주문하면 2-3일 정도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었던 시대에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배송을 보장한다는 쿠팡의 슬로건은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소셜커머스에 쿠팡이 있었다면 그 다음으로 배턴을 받은 것은 마켓컬리일 것이다. 전날 저녁 주문하면 아침에 신선한 식재료를 배달해 주는 마켓컬리의 배송 서비스는 오프라인 마트가 가지고 있던 신선식품에 대한 우위를 상당 부분 앗아갔다. 각 분야별로 시작된 배송경쟁이 이제 패션계까지 이어졌다. 올해 패션 스타트업 중 하나가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언한 것이다. 아침에 사면 그날 저녁에,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주문한 옷을 배달해 준다는 메시지는 매번 '내일 입을 옷'이 부족한 대다수의 공감을 얻었다. 다시금..
따뜻한 게 최고 아무튼 따뜻한 게 최고.
우연히 만난 와일드 호스 6 야생마 여섯 마리를 우연히 만났다는 게 아니라 나이키의 트레일 러닝화 와일드 호스 6. 어쩌다가 김포 현대 아울렛에 갔는데 나이키 매장에 와일드 호스 6가 사이즈 별로 꽤 많이 있었다. 예전에 트레일 러닝화를 고민할 때 대상 제품 중 하나였는데 9만원 남짓에 블프 추가 할인 20퍼센트인가. 아무튼 살 생각이었으면 비싸진 않았음. 추가 할인은 일요일까지라고 했었는데 갈 때마다 이름이 바뀌면서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이 컬러만 있었다. 인기가 없었나 봄. 겨울에 추울 거 같아서 관뒀다. 젤 벤쳐 6를 신고 갔었는데 그것보다 밑창이 훨씬 두꺼워서 키가 그 신발 신었을 때보다 약 5미리 정도는 더 커질 거 같았다. 성능은 모르겠고 생긴 부분에서 이 운동화의 매력은 신었을 때 보이는 앞코의 모습. 사진으로는 잘 ..
겨울엔 미튼 예전에는 미튼(mitten)을 벙어리 장갑이라고 했는데 요새는 이 말이 쓰기가 애매하게 느껴진다. 사전을 찾아보니 1999년 문화관광부 고시에 의거 미튼이라는 단어를 벙어리 장갑이라는 단어로 순화하라고 되어 있다. 현재 이 단어의 규범 표기가 확정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다시 미튼이 되었다. 그래서 미튼. 외국 제품을 보면 mitt라고 표기되어 있는 게 많다. 미트라면 야구 포수의 글러브가 생각나는데... 헬창들이 근손실을 두려워하듯,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자고로 열손실을 두려워해야 한다. 몸에서 나온 모든 열이 허무하게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게 막아내는 게 옷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고 그런 관점에서 미튼은 좋은 대안이다. 좋은 가죽 장갑의 기준이 책의 페이지를 문제 없이 넘길 수 있을 정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