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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아무말

OOO-01에 이어

OOO-의 첫번째 호였던 OOO-01(링크)에서 집중해보려고 했던 건 갑자기 들어닥친 코로나 바이러스의 시대 이후 삶의 방식의 변화가 옷의 방식에 어떠한 변화를 만들었는가 하는 거였다. 물론 패션 위크의 중단,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같은 전 세계 대상 SNS 채널의 적극적인 활용, 신제품의 감소 혹은 그에 대한 관심의 감소, 편안함과 기능성으로 가고 있던 패션의 방향이 가속화, 이에 대한 반발로 각종 뉴 테일러리즘의 등장 등등 거대한 시점으로 봤을 때 보이는 지점들은 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은 2020 FW 구찌와 2020 FW 프라다, +J 출시라는 식으로 이어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보다 개인적인 측면을 들여다 본다면 원인과 결과가 조금 더 명확하게 보일 수 있다. 예컨대 재택 근무가 만들어 내는 생활 패턴의 변화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 어떤 게 가장 효율적인가, 몸이 불편한 걸 택할 것인가 마음이 불편한 걸 택할 것인가 등등 - 같은 것들이다. 아무튼 결과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든 이렇게 패션이 명확한 지향적이 없고 기준도 없는 혼돈의 시대 속에 처해 있다는 걸 표현하려 했던 거다.

 

이에 이어서 만들려고 했던 OOO-02는 코로나야 어차피 현 시점에서 생활의 고정 상수가 되어 있으니 그게 미치는 "특별한" 영향은 이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약간 더 범위를 넓혀 다른 상황에 속해 있는 개인이 옷을 선택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었다. 플리스가 생활 방식에 맞기 때문에 선택하는가, 그게 어떤 식으로 맞는가, 옷의 최종 선택에 있어 가격 외의 다른 이유는 없었나, 생활 방식과 별로 무관해서 트렌드를 따랐다면 그 이유는 뭘까, 그 트렌드라는 게 지금 존재하긴 하는 건가 등등.

 

이건 패션 미감의 변화,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 자기 몸 중심주의, 성다양성, 인종과 문화 다양성, 지속 가능한 패션 등등 여러가지 가치들을 누군가는 이미 얹고, 누군가는 생각만 하고, 누군가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상황의 혼재 속에서 이뤄지고 있고 각 개인은 거기서 나름의 방향을 잡고 있는 결과라 할 거다. 

 

이런 것들을 전달 할 방법을 보다 구체화하는 와중에 상황의 여러가지 변화가 생겼고 그러므로 일단은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매체의 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아마도 약간 다른 방식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패션에 대한 이야기가 쌓인다는 것은 지금의 유행을 비롯해 가짜/진짜의 구분, 뭐가 가격이 많이 오른 스니커즈인지, 신제품에 대한 쓸모없는 잡담, 광고를 보고 아무렇게나 떠오르는 단상, 혹은 뭔가 거창하고 거대해 보이는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여야 더 가치가 있지 않을가 싶다. 여기서 가치는 물론 더 재미있을 거라는 소리다.

 

분명한 건 개인은 술을 이기지 못하고, 패션 유행을 모두 따라잡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어떤 식으로 즐길 수 있을까 하는 건 적당한 거리감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은 일단 패션과 그 주변에 널부러져 있는 것들 중 의미와 단서가 있어 보이는 것들을 일단은 쌓아놓고 볼 때가 아닐까 하는 거다. 그러므로 여기의 아무 말과 TXT는 그런 것들로 채워볼 예정이다. 나머지는 뭐 카테고리 제목대로. 뭔가 또 생각난다면 이 글은 계속 수정 될 예정이다. 복잡해 보이는 이야기를 이것저것 한 거 같지만 결국 옷과 함께 더 재밌어 보자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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